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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롤 라벨러의 개발과 그 발전 <1>

1970년대 라벨러 동향

먼저 1970년대 일본 내외의 라벨러 동향에 대해 알아보자.
일본에서는 시부야 공업이 1969년에 영국의 모건 페어레스트사와 라벨러 기술 협력을 통해 해외 기술을 도입한 라벨러 생산을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크로네스사가 1970년에 접착 라벨 공급 방식의 라벨 공급 스테이션(낱장 라벨)을 개발했고(아래 그림), B&H사가 롤 라벨러를 도입(아래 사진), Accraply사가 스티커 라벨러를 출하했다.
일본 내의 라벨러에 관한 움직임으로는 1972년에 린텍이 스티커 라벨러의 제조 및 판매를 개시했고, 산세이 정기가 립스틱용 스티커 라벨러를 판매했다. 1973년에는 EDM이 스티커 라벨러 ‘LM-200형’을 개발했고, 오사카 실링 인쇄에서 스티커 라벨러를 출시했다. 1976년에는 시렉스가 Kugler-Womako사의 스티커 라벨러를 제조 및 판매했다.
일본 기업 중에서는 자력으로 독자적인 라벨러 개발을 한 곳은 없었고, 해외 기술 도입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위와 같이 독자적인 개발 여부와는 별개로, 바로 이 시기에 일본 내외에서 현재 라벨러 관련 기업들이 연달아 업계에 참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되돌아보면 그야말로 백화요란이란 말처럼 화려한 양상이었다.
일본에서는 그 기종의 대부분이 스티커 라벨러였고, 독자적인 라벨러 기술도 한정적이었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것은 1970년에 당사와 동시에 B&H사가 롤 라벨러를 개발 및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지만 놀랍게도 흡인식 드럼, 스타 휠과 스타 가이드, R 마무리판 사용 등의 공통점을 보였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롤 라벨러만으로 2,000대를 출하하고 있다.

롤 라벨러 개발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KOYO에서는 호퍼 라벨러의 각 기종(‘LN-305’, ‘LK-300’, ‘LK-KO’, ‘LRW’)이 잇달아 개발되면서 출하 대수를 급속히 늘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라벨러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엎는 발상을 통한 롤 라벨러의 개발이 이루어졌다(아래 사진, 그림).
개발을 시작한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롤 라벨러에 관한 특허 출원은 1974년에 시작됐다. 그 중요한 구성 요소인 라벨 커터와 라벨 이송 장치에 대해 고정 칼날·회전 칼날식 로터리 커터(특허 출원 1974.8)와 2크랭크 간헐 라벨 이송 구조(특허 1974.11)의 특허 출원이 연달아 이루어졌다. 후자는 그 이듬해에 미국과 프랑스, 영국에서도 각각 특허 출원(미국·영국·프랑스 특허 1975) 및 등록됐다.
1975년에는 간헐 라벨 이송식 롤 라벨러 1호기 ‘LRY-2000(G사)’를 발표했다.

롤 라벨러의 우위성

이종 라벨의 혼입 방지

롤 라벨러 첫 번째 우위성은 이종 라벨의 혼입을 방지할 수 있는 데 있다. 즉 낱장 라벨러(호퍼 라벨러)에서는 대량의 낱장 라벨(커팅 라벨)을 호퍼에 수납할 때 이종 라벨이 혼입될 가능성이 있다.
롤 라벨러에서는 롤에 감긴 미절단 상태의 라벨을 용기에 부착하기 직전에 절단함으로써 이종 라벨이 혼입되는 일이 있을 수 없다. 이에 따라 라벨 관리가 쉬워지고 인위적인 실수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생산 고속화를 선도하다

두 번째 우위성은 고속 운전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라벨 부착 능력은 낱장 라벨러(호퍼 라벨러)의 경우 150개 정도가 한계인 데 비해 롤 라벨러는 분당 200~800개까지 부착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 최고 분당 1,500개라는 속도에까지 이르렀다. 이는 놀랍게도 초당 25개 용기에 라벨을 부착할 수 있는 성능이다.

생산 비용 절감

세 번쨰 우위성은 고속화 및 에너지 절약에 따른 생산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라벨 비용을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낱장(커팅) 라벨은 롤 라벨러보다 단가가 높다. 라벨을 자르고 모아서 정렬하는 생산 공정을 거쳐야 비로소 라벨이 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롤 라벨은 종이든 필름이든 원단에 직접 인쇄하여 감기만 하면 라벨이 완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라벨 1장당 단가는 롤 라벨이 훨씬 더 저렴하다.

롤 라벨러의 핵심 기술

라벨 이송 구조

먼저 첫 번째 핵심 기술은 라벨 이송 구조이다.
라벨 이송의 성패는 일정 속도로 인쇄된 롤 라벨을 어떻게 인쇄 속도에 맞게 이송하여 절단하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롤 라벨에 인쇄된 라벨 마크를 센서가 수시로 검출하여 그 신호를 피드백해서 라벨 이송의 미묘한 오차를 그때마다 매번 조정해야 한다. 즉 인쇄 속도에 맞추어 근소하게 이송을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한다. 이것이 바로 혁신적인 기술이다.
서보 제어 장치가 존재하지 않았을 당시에 라벨 마크를 검출하여 클러치를 조정함으로써 라벨 이송량의 자동 제어를 기계적으로 실현한 것이다.

라벨 장력 조정 구조

두 번째는 라벨 장력 조정 구조이다. 롤 라벨 이송에 수반되는 장력 변동을 어떻게 줄이느냐 하는 부분이다.
라벨 테이블에 배치된 롤의 관성 때문에 라벨 이송 속도가 급변하면서 장력이 크게 변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라벨 길이에 따라 이송에 오차가 발생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라벨이 떨어져 나가는 원인이 된다.
이를 라벨 테이블에 부속 설치된 텐션 롤러 암의 움직임에 대응한 브레이크 구조에 의한 기계적인 구조로 해결했다.

라벨 절단 구조

세 번쨰는 라벨 절단 구조이다. 고속 라벨 이송에 대응이 가능하고 작동시 에너지 손실이 작아 커터 칼날의 절단력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한편 방대한 절단 횟수를 견딜 수 있는 라벨 절단 장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이는 ‘가위 커터’라고 하는 고정 칼날·회전 칼날식 로터리 커터로 해결했다.

라벨 절단 구조-고정 칼날·회전 칼날식 로터리 커터

로터리 커터는 현재 채용된 고정 칼날 가동식 로터리 커터 이전의 방식이다.
로터리 커터의 각 구성 요소는 이미 그 최초 단계에서 완성된 것이다. 이 방식은 개발된 이후 오랫동안 롤 라벨러의 로터리 커터로써 채용됐다(아래 사진). 이 로터리 커터에 관해서는 특허 출원 ‘테이프 등의 절단기’(특허 출원 1974.8)에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최대 특징은 회전 칼날 드럼에 회전 칼날을 약간 비스듬하게 부착했다는 점이다. 이는 이른바 종이를 가위로 자르듯이 롤 라벨을 절단하려고 한 것이다(아래 그림).

라벨 이송 구조-간헐 라벨 이송 방식

일방향 클러치식 2크랭크 간헐 라벨 이송 구조(특허 1974.11)(미국·영국·프랑스 특허 1975)

라벨 이송 구조의 최초 특허인 특허 ‘테이프 이송 장치’(출원 1974.11)에 그 메커니즘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라벨 이송 구조는 간헐 라벨 이송 방식이다. 롤 라벨을 고속으로 이송하고, 저속 이송으로 전환하여 정지하는 동작을 반복한다. 그 라벨 이송 정지 시에 롤 라벨을 로터리 커터로 절단한다. 따라서 절단 정밀도는 라벨 이송의 정지 위치 정밀도에 영향을 받는다. 이 구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일방향 클러치식 2크랭크 간헐 롤 라벨 이송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로터리 커터와 일방향 클러치식 2크랭크 간헐 라벨 이송 구조의 개발에 따라 일단 완성을 보았다. 하지만 그 후에도 시장 수요를 선점하면서 더 빠른 라벨 이송과 절단 정밀도 향상을 목표로 새로운 라벨 이송 구조의 고안 및 크랭크식 라벨 이송 구조의 개량이 진행됐다.

래칫식 간헐 이송 구조(특허 출원 1979.6)

새로운 간헐 이송 구조를 회전판에 새겨진 래칫 톱니에 래칫 멈춤쇠가 걸리게 함으로써 확립한 것이다. 그 최종 정지 위치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래칫 톱니에 3개의 멈춤쇠 중 1개만 걸리게(톱니 속도 3분의 1의 정밀도) 하여, 요동 링과 요동 장치에 의해 정지와 해제를 실시한다.

과회전 방지 구조가 장착된 일방향 클러치식 2크랭크 간헐 이송 구조(특허 1979.7)

간헐 라벨 이송의 고속화를 목표로 고안된 것으로 앞에서 말한 ‘일방향 클러치식 2크랭크 간헐 라벨 이송 구조’의 개량형이다(아래 그림 1장째).
라벨 절단 정밀도는 라벨 1장당 이송량의 정밀도에 의해 결정된다. 즉 간헐 라벨 이송에서는 그 정지 위치의 정밀도가 그 성패를 좌우한다. 더 빠른 라벨 이송에서는 중량이 있는 드럼(D)의 관성력에 의해 정지 위치가 어긋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주클러치(5) 바로 밑에 일방향 클러치식 과회전 방지 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고속 이송 정지 장치, 해제 클러치가 장착된 일방향 클러치식 3크랭크 간헐 이송 구조(특허 1979.11)(미국 특허 1980)

간헐 라벨 이송을 더욱 빠르게 하기 위해 고속화를 목표를 개량을 거듭하던 중에 도달한 최종 버전의 구조에 관해 기술하고 있다(아래 그림 2장째).
더 빠른 간헐 라벨 이송에는 위의 일방향 클러치식 과회전 방지 장치(10)가 기능을 해도 정지 위치가 약간 어긋나는 경우가 있었다. 그 과회전 방지 장치를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해제시키는 해제 크랭크(123)를 장착함으로써 간헐 라벨 이송의 정지 정밀도가 더욱 향상된 것이다.

라벨 장력 조정 구조

라벨 장력 조정 구조에 대해 알아보자. 라벨 장력의 변동을 줄이기 위해서는 라벨 이송 장치에 의한 공급량에 맞춰 이송하거나, 일정한 장력을 유지한 채 라벨을 공급해야만 한다. 즉 전자는 라벨 공급량에 맞춰 구동 라벨 테이블이 라벨을 이송한다. 이 경우 라벨 롤은 라벨이 공급됨에 따라 롤 직경이 감소하기 때문에, 감소에 따라 라벨 테이블의 회전 속도를 점차 크게 할 필요가 있다. 후자는 프리 상태의 라벨 테이블에서 일정한 장력을 유지한 채 라벨을 공급한다. 이 경우 라벨 공급 속도의 변화에 따라 라벨 테이블의 관성력에 의한 회전을 제어해야만 한다.

회전 구동 제어식 라벨 테이블(특허 1975.12)

전자의 구동 라벨 테이블에 의해 라벨을 이송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아래 그림).
라벨이 공급됨에 따라 롤 직경이 감소하여 롤(4) 겉면과 센서(61)와의 거리가 일정치에 달하면 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에 따라 전자 브레이크(6)가 해제되어 검출 암(13)이 라벨 롤 측으로 움직여, 구동 테이블(4)에 접하는 구동륜(41)이 안쪽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라벨 테이블의 회전이 증속되고, 이에 따라 이송되는 길이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 특허에서 나타나는 내용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서보 모터에 의한 라벨 이송 제어와 일맥상통한다.

텐션 암식 라벨 테이블(특허 출원 1980.8)

프리 상태의 라벨 테이블에서 생기는 장력의 변동을 조정하는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아래 그림, 사진).
롤 라벨(R)의 장력 증감에 따라 가이드 롤러(2)의 텐션 암(21)은 진동 운동을 한다. 그 움직임에 연동하여 마찰 원판(12)에 제동용 슈(3)를 닿게 하거나 떨어뜨림으로써 라벨 테이블의 회전 속도를 제어한다. 즉 라벨 장력이 커져 텐션 암이 라벨 테이블 측으로 움직이면 제동용 슈가 마찰 원판에 접촉하여 라벨 테이블에 브레이크가 걸려 감속된다. 반대로 라벨 장력이 줄어 텐션 암이 라벨 테이블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브레이크가 해제된다. 이 동작이 순간적으로 반복되어 라벨 장력의 변동을 제어하는 것이다.
구형 롤 라벨러에는 오랫동안 이 기능이 채용됐다. 그 후에도 라벨 이송 구조 및 라벨 장력 조정 구조, 라벨 절단 구조 등의 롤 라벨러 핵심 기술은 꾸준히 개발 및 개량됐다.

롤 라벨러의 보급

그 당시(1974년)에는 라벨 제조사에서 롤 라벨을 생산하지 않아 롤 라벨 자체가 없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롤 라벨용 인쇄기도 제작해야만 했다. 또한 롤지에 인쇄한 롤 라벨을 지관에 감아 라벨 롤을 만들어야 했다.
이러한 노력에 의해 적어도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롤 라벨이 탄생했다. 그래도 롤 라벨러가 보급되기까지 꽤나 시간이 필요했었던 것 같다. 오히려 롤 라벨의 인쇄 방법을 라벨 제조사에 알려주고, 롤 라벨의 훌륭함을 라벨 제조사에 어필했다는 에피소드도 남아있다.
그렇게 해서 라벨 제조사와 함께 노력하면서 판로가 생겼고 롤 라벨러가 점차 보급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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